김윤아 - 길

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

이 길이 옳은지 다른 길로 가야 할지

난 저길 저 끝에 다 다르면 멈추겠지

끝이라며


가로막힌 미로 앞에 서 있어

내 길을 물어도 대답 없는 메아리

어제와 똑같은 이 길에 머물지 몰라

저 거미줄 끝에 꼭 매달린 것처럼

세상 어딘가 저 길 가장 구석에

갈 길을 잃은 나를 찾아야만 해

저 해를 삼킨 어둠이 오기 전에

긴 벽에 갇힌 나의 길을

찾아야만 하겠지


가르쳐줘 내 가려진 두려움

이 길이 끝나면 다른 길이 있는지

두 발에 뒤엉킨 이 매듭 끝을 풀기엔

내 무뎌진 손이 더 아프게 조여와

세상 어딘가 저 길 가장 구석에

갈 길을 잃은 나를 찾아야만 해

저 해를 삼킨 어둠이 오기 전에

긴 벽에 갇힌 나의 길을

찾아야만 하겠지